가게 내부는, 벽에 붙은 국적 불명의 형형색색한 태피스트리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꽤 기묘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환기를 잘 시키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제이미가 슬쩍 고개를 들자 맞은편 벽에 갈색 테두리의 액자가 하나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거기에는 '세계 더위 참기 협회, 이름 모를 나라의 어떻게 읽는지 모를 이름이 수여함, 올해의 챔피언 오스먼드 켈리에게' 라고 적힌 종이가 깔끔하게 들어가 있었다. 건물 전체가 책임지고 손님을 쫒아낼 준비를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오래 앉아 있지는 못할 그런 것 말이다. 주름지고 옹이진 손이 건네준 신 커피에 입을 가져다댄 제이미는, 음 하고 짧게 탄식했다. 별 뜻은 없었으나 바로 곁에 앉아 있던 다른 손님이 말을 걸 정도로 안타까워 보였던 모양이었다.

"커피가 맛이 없지?" 그는 주인만큼이나 늙어 보였다. 단골인 모양이었다. 제이미는 여기서, 솔직하게 그렇습니다, 나 아무래도, 하고 대답한다면 주인과 친분이 깊을 것이 분명한 저 손님을 통해 자신의 말이 여기저기에 옮겨질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내놓은 답은 아뇨, 였다. 상대방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제이미를 따라 한숨을 푹 쉬었고, 둘은 나란히 유리문 밖의 나무가 말라죽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나무가 마지막 남은 누런 잎을 떨어트릴 때쯤 제이미는 커피잔을 밀어 놓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때까지도 새로 들어오는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맛이 없냐고 물었던 그 남자는 짧고 굵게 커피! 라고 외쳤고 우스꽝스러운 연극을 진행하듯 늙은 주인은 주방 뒷문에서 고개를 곧장 내밀었다. 그가 바로 오스먼드 켈리였고, 그의 커피와 챔피언 수상장은 제이미에게 아무 느낌도 주지 못했다. 그러나 한 가지 질문 정도는 할 수 있을 터였다. 문 앞에 섰던 제이미는 다시 고개를 돌려 단골 손님의 단골 레시피를 한쪽 손으로 빠르게 만들어내는 오스먼드를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왜 굳이 더운 곳까지 오신 거예요?" 음료는 뜨거운 것만 가능, 이라고 적힌 팻말이 가는 끈으로 천장에 매달린 채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오스먼드는 커피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곧장 손님의 턱 앞으로 밀어넣고는 대답했다. "그러는 자네는 왜 여기로 왔나?"
라디오 좀 끄게, 신 커피를 세 잔째 맛보던 손님이 불평하자 오스먼드는 켜져 있는 줄도 몰랐다고 대꾸하며 소리를 키웠다. 날씨, 오늘도 높은 기온 유지, 습도 높음, 야외 활동에 주의…제이미의 등 뒤로 미지근한 땀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요. 여름 휴가는 가장 더운 곳으로, 이런 기분이 들어서."
"그렇다면야."
"사실은 말이죠, 켈리." 제이미가 말했다. "더위라는 걸 전혀 모르는 친구가 있거든요."
"그래서?"
바깥은 어떨까. 사실은 나가고 싶지 않았다. 커피야 뭐, 식히면 되고. 그래봤자 미지근해지는 것이 끝이겠지만.
"그 애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어서요."
"그런 얘기는 돌아가기 전에 해 봤자 아무 의미 없어. 일단 만나야 이야기할 것 아냐. 그리고 그 커피 좀 그만 쳐다보게. 얼음 줄 테니까…"
"뜨거운 커피만 판다면서요."
오스먼드는 팻말을 떼고 글씨가 안 보이게 뒤집어 엎었다.

컵에 담긴 얼음이 천천히 회전한다. 제이미는 옆에 놓인 가방을 열고 수첩을 꺼냈다. 잭. 시작은 이랬다. 여긴 굉장히 더워. 그리고 잠시 후 한 줄짜리 편지는 죽죽 선이 그어졌다. 잭, 여긴 굉장히 더워. 숨을 쉬면 몸 속으로 더운 풍선이 빨려들어오는 것 같아. 잭, 더운 게 뭔 줄 알아? 잭. 그는 문을 나섰다. 구 챔피언의 목소리가 건물 안에서부터 그를 향해 달려나왔다. 어디로 갈 건가? 제이미는 대답하기 전에, 손수건으로 이마를 살짝 눌렀다. 창문가가 조용한 것으로 보아 단골 손님이 라디오를 카페 뒷방에 박아버린 것이 분명했다.
"날씨가 맑으니까요. 돌아가기 좋은 날씨죠."
"그냥 덥다고 말해, 젊은이."
그는 씩 웃었다. "더워요." 잭. 여기는 굉장히…수첩은 주머니로 들어갔다.

그렇지, 이제 돌아가자. 이것이 내가 여름 휴가를 예정보다 이틀 일찍 마무리하고 그늘진 집으로 돌아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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