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가서 아래쪽 사랑니 두 개 한번에 뽑고 온 다음에 분노에 차서 쓰는 사내 이빨빼는 글...ㅇ사내 생각하면서 씀


3개 남았다. 위 하나, 아래 둘. 무리는 없다. 마주본 사람이 아, 하고 그 공백을 뒤늦게 깨달을 때도 있겠지만, 혀로 희고 가지런한 이를 훑을 때 묘한 기분이 얼마간 들겠지만. 3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불균형한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겠지만. 사실 정답은 간단하다. 하루 정도 사람과 마주치치 않으면 된다. 이를 훑어보지 않으면 된다. 생각을 멈추면 된다. 생각을…


하지만 그건 모두 출혈이 멈췄을 때에 고민할 문제다. 그는 거즈가 필요했다. 새 거즈가, 벽에 붙은 거울에 가까이 다가가자 벌써 푹 젖은 그것이 눈에 띄었다. 그는 작게 욕설을 내뱉으며 이를 더 꽉 물었다. 아팠다. 


그는 고통과 딱히 연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 자신이 곧 진통제였고 마취제였으며 마약이었다. 오늘은 오래 간다. 고통이 빨리 멈추질 않는다. 이것은 어떤 징조일까. 무엇을 나타내는 신호인가. 인간이라도 된 것 마냥. 그 생각은 그를 웃기기에 충분했다. 아하, 인간이라고…하지만 정말 웃을 수는 없었다. 아팠으니까. 


문득 그는, 자신이 아직 이를 다쳐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아마 이는 자랄 것이다. 총알을 빼낸 상처가 제 스스로 아물었듯이. 잘린 손이 자라났듯이(이걸 지켜보는 과정은 꽤 역겨웠다). 그리고…오늘의 이, 이 망할 송곳니. 그는 천천히 냉장고까지 걸어가서 얼음을 빼내 수건에 쌌다. 찬 기운이 입가를 문질렀다. '아마' 이는 자랄 것이다.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다.입가에서 피가 주르륵 흘렀다. 그는 거울 속의 자신을 오랫동안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 거즈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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