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루시님을 위한 소재는 '계단, 완성', 중심 대사는 '끝은 항상 가까운 법이니까. ' 입니다. 다급한 분위기로 연성하세요. http://kr.shindanmaker.com/412341 분위기는 빼고 연성했음 아 내가 글재활에 성공했다 2000자도 못 넘었지만(퀭
당신이 집게손가락으로 저 위를 가리킨다. 저길 올라가서 문을 열면 돼. 당신은 그것이 아주 쉬운 일이라는 양 이야기한다. 계단은 너무 넓고 껄끄럽고 무겁다. 나는 지쳤으니 조금 쉬자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왔는지 좀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완전히 올라가길 멈추자는 게 아니니까, 우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주저앉아서 어느새 챙겼는지 모를 물병을 꺼내 내게 넘긴다. 나는 고개를 젓는다. 이걸 마시면 지친 팔다리에 기력이 돌아올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꼭 끝까지 올라가야 할 것 같잖아요. 저는 안 갈 거란 말이예요. 나는 또 이렇게도 이야기한다. 여긴 높아서 싫다고 말한다. 당신은 웃으면서 대답하는 대신 바닥을 본다. 바닥에는 이끼 낀 계단뿐이다. 문을 열면 평지니까 무서워할 것 없다는 말이 들린다. 그래서 평지에 무엇이 있냐고 물었다. 거기에서는 일 년에 한 번 오로라가 보이는데, 오늘이 그 날이라고 그가 말한다. 저길 봐요. 내가 소리쳤다. 그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여기에도 오로라는 있다. 그것은 눈 아린 초록색이었다가 곧 형광 같은 노란색으로 변했다. 옆에는 긴 은하수도 있었다. 은하수는 우유로 만들어졌지만 이 물병에 남은 물방울을 흩뿌리면 하나쯤은 더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희게 빛나지는 않겠지만 건너편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별은 생길 거예요. 이렇게 말하자 당신은 그제서야 웃었다. 모든 별들이 소리 없이 눈 앞에서 부서졌다. 굳이 문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이렇게나 예쁘다고 말하자 당신은 그래도 올라가야 한다고 말하고는 일어나서 구두를 계단에 몇 번 문질렀다. 그리고 당신은 한 칸 위로 올라간다. 나는 당신 너머로 아까보다 흐릿하게 보이는 문을 바라본다. 들어간 다음에는 무얼 할 거냐고 묻는다. 축제를 본 다음에는 작은 집을 하나 구해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나무 기둥에 작은 나무칼로 막대기를 그을 거라고 했다. 그렇게 300일 넘게 긋다 보면 다시 1년에 한 번 오는 오로라를 보러 밖으로 나가게 될 거라고 말한다. 한 계단 더 올라선다. 끝은 항상 가까운 법이라고, 그걸 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중간에 멈추어 서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당신이 담담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렇게 나는 제자리에서 멈추고 당신은 문손잡이를 잡는다. 같지만 다른 두 우주에서 나는 초록빛 오로라를 양 팔 가득 안고 물병 바닥에서 흘러내리는 물로 은하수를 만들었다. 고요하게 폭발하는 별들 한가운데에서 당신은 절대로 뒤돌아보지 않는다. 한 발을 들여놓은 당신이 이야기한다. 나무 기둥에 쓸 작은 칼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내 가방에 그게 있으니 다시 내려오라고 말하지 않는다. 당신은 문을 닫는다.
나는 그가 몇 번째의 흠집을 작은 집의 나무 기둥에 새겼을지 아직 모른다. 어쩌면 아예 새기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가 문 너머의 어느 도로 옆 상점에서 작은 맥가이버 칼을 사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나무는 언젠가 부스러진다. 어쩌면 그는 나무집 대신 작고 허름한 아파트에 앉아 칠이 벗겨진 천장에 색연필로 오로라를 그리는 데에 열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완성된 오로라는 어떨까, 그가 밤에 자려고 불을 끄면 눈이 시린 연둣빛으로 빛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계단에 앉아 있다. 계단은 넓고 껄끄러워서 오래 앉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별들은 폭발하기를 멈췄다. 그것들도 이젠 지쳤을 것이다.